- 전문교수진, 실무에 맞는 커리큘럼 가장 필요 … 미래 업계에 필요한 우수 인재 양성해야
게임업계의 인력부족 문제는 어제 오늘일이 아니다. 많은 게임사들이 우수인재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이는 중소 게임사일수록 더욱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다. 특히 대부분의 게임사들이 실무에 곧바로 투입 가능한 경력자를 선호하는 경우가 많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 때문에 업계에서도 우수인재 양성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국내에서는 현재 정부를 비롯해 대학, 각종 사설기관 등 다양한 게임관련 교육기관을 운영하고 있다. 본지는 창간 7주년을 맞아 현재 게임교육기관들의 문제점과 향후 발전을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살펴봤다.
게임관련 교육기관은 정식 입학절차를 거쳐야 하는 고등학교에서부터 대학, 정부나 사설기관에서 운영하는 교육기관 등 다양하다. 이들 대부분은 개발자 양성을 주목적으로 하지만 사설 교육기관이나 직업전문학교 같은 기관에서는 현업 개발자들의 재교육을 목적으로 교육을 실시하는 경우도 있다.

[정부, 대학, 사설기관 등 다수 기관에서 운영]
현재 국내에는 고등학교와 대학, 대학원을 포함해 2008년 4월 기준 총 71개의 교육기관이 존재한다(출처: 2008 게임백서). 4년제 대학으로는 홍익대, 호서대, 공주대 등에 게임관련 학과가 설치돼 있으며 전문대학 게임관련 학과에는 계원디자인예술대, 대구미래대학, 청강문화산업대학 등이 있다.
고등학교는 전국적으로 2008년 4월 기준 총 6개가 있는데 전북 완주에 위치한 한국게임과학고등학교가 대표적이다. 게임과학고는 게임으로 특화된 교육이 주가 되지만 정규 고등학교 교육과정을 이수하기 위해 일반 학생들과 똑같이 성적 관리가 이루어진다.
사설 기관에서 운영하는 아카데미에서부터 직업훈련원 등 다양한 기관에서도 게임 개발자 양성을 위해 힘쓰고 있다. 사설로 운영되는 교육기관은 학비가 다소 고가라는 단점이 있지만 최신 장비와 쾌적한 환경을 갖추고 있는 곳이 대다수다.
그래픽 교육을 중심으로 하는 그린아카데미, 대학 부설 기관으로 운영되고 있는 연세 디지털 게임교육원과 서강대학교 게임교육원, 노동부 인가 직업훈련 기관인 한국 IT 직업전문학교 등 다양한 교육기관에서 게임교육에 힘쓰고 있다.
정부에서 운영하는 대표적인 게임교육기관에는 한국게임산업진흥원 부설 교육기관인 게임아카데미를 들 수 있다. 게임아카데미는 일반 사설교육기관에 비해 수강료가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으며, 졸업 후 미국 카네기멜론대학에서 유학할 수 있는 기회도 얻을 수 있다.

▲ 노동부 인가 직업훈련 기관인 한국 IT 직업전문학교에는 디자인학부, 정보통신학부, 게임학부 등 3학부 16개 학과에서 매년 천여명의 졸업생을 배출하고 있다

▲ 한국게임산업진흥원 부설교육기관인 게임아카데미에는 전임교수 외에도 국내 유명 게임사의 팀장급 인사들이 외부강사로 나서고 있다. 사진은 IMC게임즈의 김학규 사장이 특강을 하고 있는 모습
[각 교육기관 전문성 살려야]
게임 업계 취업을 희망하는 많은 학생들이 위와 같은 다양한 게임 교육기관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그 중에는 전공을 아예 게임관련 과목으로 선택하는 경우도 있지만 각종 기관에서 운영하는 곳에서 개인적으로 학습하기도 한다.
학생들은 취업을 목적으로 단기간에 교육받을 수 있는 곳을 찾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교육기관도 실무 중심의 인재양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들 교육기관이 전문성을 제대로 살리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이는 게임 전문 교수진의 부족이 가장 큰 원인인 것으로 파악된다. 실제로 2008 게임백서 게임교육기관 경력별 교수 현황을 살펴보면 게임관련 분야보다는 IT, 기타 분야를 전공한 교수들이 절반을 넘는 것을 알 수 있다. 뿐만아니라 전임교수 비율 역시 4년제 대학에서 IT분야가 33.7%, 기타 24.5%인 것에 비해 게임 관련 전문 교수는 25%에 그쳤다. 심지어 대학원에서는 IT분야가 91.7%로 압도적이었지만 게임은 33.3%였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실무교육이 중심이라고는 하지만 발전하는 게임사들의 기술수준을 빠르게 습득하지 못하고 낡은 기술을 가르치는 교육기관도 종종 볼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실제로는 사용되지도 않는 기술을 가르쳐 실무에 부적합한 인재를 양성하고 있는 기관이 흔히 있다”며 “게임과 같은 IT분야는 그 어떤 산업군보다 빠르게 발전하므로 학생들과 마찬가지로 강사진들도 꾸준히 새로운 기술을 익혀 전문성을 갖춰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그는 “대학과 같은 교육기관에서 기초적인 교육을 가르치고 사설 교육기관에서는 이를 보충해 주는 개념으로 가는 식으로 각자의 전문성을 살리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고 덧붙였다.

▲ 계원디자인예술대학 게임웨어과는 프로그래밍에 초점을 맞추어 수학 등 기초교육에서부터 윈디소프트 등과의 산학협력을 통해 실무교육까지 병행하고 있다. 사진은 학생들이 만든 게임작품
[미래 지향적 교육이 해답]
전문가들은 게임업계의 인력난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인력 양성기관과 게임사들의 공조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게임사와의 공조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현 상황에서는 실무 위주의 교육을 하기에는 무리수가 따른다는 지적 때문이다.
1~2년에서 많게는 4년 뒤 미래 업계에서 일할 인재를 양성하면서 게임사가 4년 뒤 어떤 기술을 사용할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현재 통용되는 기술을 가르친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는 지적도 잇따르고 있다. 메이저 게임사들이 공동으로 게임 교육기관을 설립, 우수 인재를 양성하고 이를 통해 인력 수급난을 해소하고 있는 해외 사례를 벤치마킹 하는 것도 중요한 전략이 될 수 있다.
게임 학과에 재직중인 한 교수는 “게임사와의 산학협력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미비한 것이 현실”이라며 “게임사들이 적극적으로 게임 교육기관과 공조해 인재양성에 힘써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교육기관에서도 지속적으로 게임사들과 공조해 나가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함은 물론, 다양한 학습을 통해 업계에서 미래에 어떤 인재를 원하는지 미리 간파할 수 있어야 한다. 무엇보다도 게임사에서 원하는 인재를 양성할 수 있도록 전문 교수진이나 장비를 확보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뿐만 아니라 게임사에서도 경력자 위주의 채용보다는 우수 신입 개발자를 적극적으로 육성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거나 인턴십 프로그램을 활용하는 등 우수 인재 양성에 양 기관이 발 벗고 나서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 그래픽 분야 교육에 주력하고 있는 홍익대학교 게임학부

▲ 연세 디지털 게임교육원의 수업장면
[전문가 인터뷰 - 네오위즈 아카데미 권순성 본부장] “실무에서 통하는 커리큘럼 준비해야…”
10년차 개발자에서 게임교육자로 변신한 네오위즈 아카데미 권순성 본부장. 그는 올 초 네오위즈 아카데미 1기 수강생을 모집, 지난 6개월간 학생들을 가르쳐왔다. 게임개발에만 몰두할 때에 비해 게임업계 인력문제나 우수 개발자 양성 등에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됐다는 그는 업계와 인재 모두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권순성 본부장과의 일문일답.
Q. 교육자로서 학생들을 직접 가르치며 느낀 점은 무엇인가
A. 학생들의 개인 수준차가 상당히 크다는 것을 느꼈다.
이는 실력의 차가 있다는 말도 되지만 배우고자 하는 의욕에 있어서도 차이가 난다는 말이다. 10년 전만 해도 게임개발에 대한 열정에 불타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지금은 취업 스트레스, 각종 사회 분위기로 인해 많이 수그러들었다고 생각한다. 특히 창의력이 부족하고 사회전반적인 문제에 관해 다소 취약점을 드러내는 학생들도 종종 보인다. 그런걸 느낄 때는 힘이 빠질 때도 있다.
Q. 올해 처음 네오위즈 아카데미가 설립됐다. 네오위즈 아카데미의 가장 큰 장점은 무엇인가
A. 커리큘럼에 있어 강점을 가진다고 생각한다. 나를 포함해 정상원, 오규한 등 쟁쟁한 게임을 개발했던 교수진들이 직접 강의를 담당하고 있기 때문에 실제 게임사에서 필요한 과목 위주로 수업이 이루어진다. 학생들에게 과제를 내 줄때도 이러한 부분을 가장 먼저 생각하게 된다. 과제를 하면서도 실제 프로젝트를 하는 것 같은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 네오위즈 아카데미 권순성 본부장
Q. 1기가 끝나고 2기 수강생 모집이 얼마 남지 않았다. 달라지는 점이 있나
A. 1기의 경험을 토대로 2기 때는 커리큘럼을 보다 실무 위주로 구성할 계획이다. 1기 수강생들에게 설문을 실시, 다양한 의견들을 수렴해 이를 최대한 반영하려고 한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이론 위주의 수업이 아닌 현업에서 실제로 의미 있는 커리큘럼을 짜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Q. 최근 이직을 준비하는 개발자들 중에는 프로젝트 자체 보다는 개발환경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A. 이는 업계에서도 반성할 필요가 있는 문제라 생각한다. 개발자들이 좋은 환경에서 개발에만 매진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것은 어쩌면 기업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의무이기 때문이다. 개발일정에 급급해 몰아붙이기만 해서는 좋은 결과물이 나올 수 없다고 생각한다.
Q. 개발자로서, 미래 업계에서 일할 후배 개발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A. 후배 개발자들이 기본 소양으로 다음의 세 가지 항목을 갖추기를 바란다. 첫 번째는 성실함이다. 이는 업계 입문 전부터 여러 가지 과제를 수행함으로써 쌓아나갈 수 있다. 두 번째는 열정이다. 실력보다 열정이 앞서는 사람이야말로 더 좋은 개발자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마지막은 실무에서 주어진 업무를 완벽하게 소화할 수 있는 역량을 기르는 것이다.
하은영 기자 hey@kyunghyang.com
https://www.khgames.co.kr/news/article_h.htm?code=hot_issue&idx=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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