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 이론

2008. 7. 6. 17:42

재미란 무엇일까. 재미란 어디서 오는 것일까.

어떤 것은 재미있는데, 또 어떤 것은 재미가 없다. 왜 그럴까?


문화의 시대, 컨텐츠의 시대라 불리는 지금 사회에서 '재미'를 빼면 이야기가 되지 않을 정도로 '재미'는 우리 사회의 주류 화두가 되고 있다. 영화, 만화, 게임, 방송 프로그램 등 이른바 '컨텐츠'는 재미가 있으면 성공이고, 재미가 없으면 실패다.


재미란 무엇일까?


컨텐츠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생각해봤을 질문이다. 그러나 아무리 머리를 굴리고, 이것 저것 뒤져봐도 시원스런 답을 찾기는 어려운 질문이다.

라프 코스터는 재미는 패턴을 학습하는 과정에서 나온다고 말한다.

인간은 두뇌가 받아 들일 수 있는 수준보다 약간 높은 정도의 도전 과제가 주어지면, 그 퍼즐을 풀기 위해 노력하는데, 이 과정에서 재미가 생긴다고 했다.


인간은 무엇이든 단순화 하기 위해 끊임없이 뇌를 움직이며, 이처럼 단순화 하는 과정이 바로 패턴을 찾는 과정이며, 패턴을 찾아서 연습을 하고 숙달이 되면 재미를 느끼게 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너무 어려운 게임도, 너무 쉬운 게임도 재미가 없다.

밤새 게임에 몰두할 수 있는 것은 게임의 패턴을 학습하는 과정에서 오는 재미를 만끽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느 지점에 이르면 더 이상 배울게 없어지고, 당연히 재미도 사라진다.

게임의 운명은 점점 재미있어지는 것이 아니라 점점 지루해지는 것이다.


그래서 라프 코스터는 게이머가 지루해지기 전에 게임이 가르칠 수 있는 모든 것을 가르치는 게임이 재미있는 게임이라고 말한다.


게임의 특징

게임은 실제 사물의 모형을 현실과 허구를 섞은 형태로 제시한다.

의식적이고 논리적인 사고가 아니라, 우리가 무의식으로 흡수할 수 있는 것들을 주로 가르친다.

주로 상당히 원시적인 행동들을 가르치는데, 반드시 그래야 하는 것은 아니다.

혁신을 위해서는 게임 플레이에 추가할 새로운 차원을 찾아야 한다.


'재미'는 문제를 정신적으로 정복하는 행위

'심미적 감상'이 항상 재미있는 것은 아니지만, 유쾌한 것은 분명

'본능적 반응'은 일반적으로 신체적 특성이며, 주어진 문제를 물리적으로 정복하는 것

'다양한 사회적 위치 책략'은 사람들이 공동체에서 갖는 스스로의 위상과 사회적 위치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내재적 동기


재미란 학습을 목적으로 패턴을 흡수하고 있을 때 두뇌가 보내는 피드백이다.

즐거움은 연습과 학습을 통해 느끼는 것이지, 숙달된 기술을 사용하는 것으로부터 느끼는 것이 아니다.

숙달된 기술은 우리에게 다른 감정을 부여하는데, 그건 우리가 이런 행위를 지위향상이나 생존과 같은 특정한 목적으로 행하기 때문이다.


쳇바퀴는 지루하다.

우리는 누구나 권태로움을 싫어하기 때문에 예측할 수 없는 것도 허용한다. 단, 게임이나 TV쇼와 같이 예측이 가능한 상자 안에서만 가능하다.

예측불가능성이란 배워야 할 새로운 패턴을 의미하므로 우리에게 재미를 준다. 즉, 우리는 재미를 위해서, 다시 말하면 배우기 위해서 예측불가능성을 좋아한다.

그러나 우리가 일상 현실 속에서 이러한 것을 원하기에는 위험 부담이 크다.


예측 불가능한 요소와 학습경험을 묶어 위험이 없는 하나의 공간과 시간 속으로 옮겨 놓은 것이 바로 게임이다.


KT/SK텔레콤 등 대형 통신업체들이 최근 음반업체/영화제작사를 경쟁적 인수에 나서면서 컨텐츠 사업이 전성기를 맞고 있다.

이 같은 움직임은 기술이 발전하고, 다양한 네트워크들이 구축되면서 이제는 어떻게 전달할 것인가 보다는 무엇을 전달할 것인가가 더 중요해졌음을 반영한다.


영화/음악/게임 등 이른바 컨텐츠 산업에서 가장 핵심적인 요인은 재미이다.

재미가 있고 없음에 따라 대박과 쪽박의 운명이 갈린다.


학습의 핵심은 패턴이라는 점을 꿰뚫어 보고 있고, 의미 덩어리로 묶인 패턴 속에서 살고 있는 우리들의 모습, 그리고 패턴의 인식에서 재미를 느낀다는 점


재미는 숙달부터 오고 숙달은 이해로부터 온다

게임을 재미있게 하는 것은 퍼즐을 푸는 그 자체라고 분석하면서 게임의 특징, 게임과 이야기의 비교하는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재미란 학습을 목적으로 패턴을 흡수하고 있을 때, 두뇌가 보내는 피드백이란 정의의 이론적 배경을 뒷받침 하고 있다.


단순한 오락이 아니라 도전적인 정보를 제공하게 되면 창조적인 활동으로 연계될 수 있다.


성공적인 게임의 기본 요소


준비 : 주어진 도전 과제와 맞붙기 전에 플레이어는 성공확률에 영향을 줄 몇가지 선택을 할 수 있다. 체력으 ㄹ회복하기도 하고, 적수에게 핸디캡을 주기도 하고, 미리 연습을 해보기도 한다. 카드게임에서 특정한 족보를 만드는 등, 전략적인 환경을 구축 할 수도 있다. 게임의 모든 수는 자동적으로 준비 단계의 일부가 된다. 게임은 여러가지 도전들이 연속되는 식으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공간감 : 전쟁 게임의 지형, 체스 판, 그리고 브리지게임에서 플레이어 사이의 관계등이 모두 공간이 될 수 있다.


정연한 핵심 구조 : 이것은 풀어야 할 퍼즐-본질적으로 재미있는 일련의 규칙을 말하는 것으로 여기에 내용을 주입할 수 있다. 체스에서 '말을 움직이는 것'을 일례로 들 수 있다. 핵심적인 구조는 보통 몇개의 규칙으로 이루어지며, 이들의 수가 얼마나 적은지, 많은지에 따라 게임이 얼마나 복잡한지가 결정된다.


일련의 도전 : 기본적으로 이 부분이 게임의 컨텐츠다. 이것은 규칙을 변화시키지 않고 규칙 내에서 작동하며, 시스템 도표에 수치로 기입된다. 게임에서 맞부딪치는 각각의 몬스터들이 이러한 도전의 하나이다.


대결을 위해 필요한 능력 : 가진게 망치밖에 없고 그걸로 할 수 있는 일이 하나밖에 없다면 게임은 지루해질 것이다. 틱택톡은 실패했으나 체커 게임이 성공한 이유는 이것이다. 체커 게임에서 우리는 상대편으로 하여금 불리한 수를 두도록 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배운다. 대부분의 게임은 시간이 지나면서 더 많은 가능성을 제시하여 사람들이 더 높은 수준의 전략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한다.


능력을 사용하기 위한 기술 : 플레이어가 잘못된 선택을 하면 승리하지 못한다. 이 기술에는 정말 모든 것이 포함된다. 싸우는 동안의 자원관리, 타이밍, 물리적인 민첩성, 움직임에 작용하는 모든 다양성을 파악하는 일 등을 실패하면 싸움에서 지게 된다.


게임의 경험을 학습하는 경험으로 만들기 위해서 필요한 기능


다양한 피드백 시스템 : 대결의 결과가 완벽하게 예측 가능하면 안 된다. 이상적으로는 도전을 위해 더 나은 기술을 사용했을 때 더 좋은 보상이 주어져야 한다. 체스 같은 게임에서는 말을 움직였을 때 상대가 그에 대응한 여러 가지 행동을 할 수 있는데, 이것이 다양한 피드백이다.


기술의 숙달 문제 : 높은 수준에 이른 플레이어들이 쉬운 대결에서 얻는 것이 별로 없도록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이들은 낮은 수준에 멈춘 채 '주워먹기'에 의존할 것이고, 그렇게 되면 비 숙련 플레이어들이 게임을 최대한 활용할 기회를 갖지 못할 것이다.


실패에 따른 대가 : 최소한의 기회비용이든 그 이상이든 지불할 대가가 있어야 한다. 플레이어가 다음 도전을 할 때에는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지, 지난 번에 남겨둔 것이 있어서는 안 된다. 재도전에 성공하려면 지난번과는 다른 준비가 필요한 것이다.


다음에 제시하는 항목은 재미를 증명할 수 있는 공식은 아니지만, 재미가 있는지 없는지 확인할 수 있는 유용한 도구가 될 것이다.


도전하기 위해서 미리 준비해야만 하는가?

다양한 방법으로 준비하는 것이 가능하고, 그렇게 해도 성공할 수 있는가?

도전이 발생하는 환경이 도전에 영향을 주는가?

주어지는 도전에 대한 명확한 규칙이 정의되어 있는가?

그 일련의 규칙이 다양한 유형의 도전을 만들어 내는가?

도전에 대처하기 위해 플레이어가 여러 가지 능력을 사용할 수 있는가?

난이도가 높아졌을 때, 플레이어는 도전 과제에 대처하기 위해 여러 가지 능력을 사용해야 하는가?

능력을 사용하는 데 있어서 기술이 필요한가?(기술이 필요하지 않다면, 체커 게임에서 말을 움직이는 것과 같이 기본지적인 '수'가 그 게임에 있는가?)

도전을 극복하기까지 여러 가지의 성공 단계가 있는가?(단 한번의 성공으로 게임이 끝나서는 곤란하다.)

고급 플레이어들이 쉬운 도전에서 이익을 얻지 못하게 되어 있는가?

도전에서 실패한 경우 플레이어가 최소한 다시 시도해 보도록 만드는가?

한번 배우고 나면 끝이라는 것이 학습의 미학인 동시에 근원적인 문제점이다.


창조력은 다른 분야와 섞일 때에 나오지, 동일한 아이디어의 반복에서 나오지 않는다.


오늘날 활동하고 있는 가장 창의적이고 생산성 높은 게임 디자이너는 게임에 대한 아이디어를 다른 게임에 지나치게 의존하지 않으려고 애쓰는 사람들이다.

게임을 다른 활동과 같은 위치에 두고 영역 바깥을 탐색하는 일은 게임 디자이너들에게 매우 중요하다.


이건 어떤 게임일까?

생각하게 하고

새로운 것을 알려주고

사회의 발전에 기여하고

기존의 가정을 다시 생각하게 하고

다시 할 때마다 다른 느낌을 제공하고

사람마다 자신의 관점으로 접근할 수 있고

잘못된 해석도 가능하며, 그것도 나름대로 괜찮고

명령하지 않고

마음에 스며들어 세계관을 바꿔놓는 어떤 것


예술과 오락유형이 다른 것이 아니라 강도가 다를 뿐이다.

예술이라면 모두 어렵고도 윤리적인 질문과 퍼즐을 제기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게임 디자이너가 정답을 생각하고 게임을 만드는 한, 게임은 결코 성숙의 단계에 도달하지 못할 것이다.


"기술 연마에 힘써라."

"치수는 두 번 재되, 단번에 잘라라."

"나뭇결을 느껴라. 결을 거스르지 말아라."

"아무도 예상할 수 없었던 것을 만들되, 그 바탕이 된 재료에 충실하라."

이는 모든 창작행위에도 적용될 수 있는 좋은 조언이다.


게임에 대한 무수한 정의 중에서 '재미'가 무엇인지 가르쳐 주는 것은 아무 것도 없었다.

게임은 선생님이다. 재미는 학습의 또 다른 표현이다.

게임의 운명은 점점 재미있어지는 것이 아니라 점점 지루해지는 것이다. 지루해지기 전에 게임이 가르치고자 하는 모든 것을 가르쳐야 한다.

우리가 맞닥뜨릴 최악의 시나리오는 게임이 게임 하는 법을 배운 소수의 엘리트만이 가지고 노는 '틈새 분야'가 되는 것일 것이다.

가장 창의적이고 생산성이 높은 게임 디자이너는 다른 게임에 지나치게 의존한 게임 아이디어를 내 놓지 않으려고 애쓰는 사람이다.

인상주의 문학, 인상주의 음악, 인상주의 미술… 인상주의 게임도 존재할 수 있을까? 당연히 그렇다.

문제는 섹스와 폭력이 너무 많다는 것이 아니라, 섹스와 폭력이 '천박하게'표현된다는 것이다.

게임이 매체로서 완전히 성숙하기 위해서는, 게임을 만든 사람의 의도를 내포해야만 한다.

게임이라는 매체의 잠재력을 실현하기 위해 우리는 게임의 경계를 넓혀 나가야 하며, 그것은 어느 정도 사람들에게 부담을 줄 수도 있다.

당장의 인기가 장기적인 성공의 척도는 아니다.

게임은 존중 받을 가치가 있다.

우리는 존경 받을 만한 일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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